후지산을 정복하다

지난 7월, 후지산 정산을 정복했다! 약 9시간 반에 걸친 대장정이었는데, 그야말로 강풍과의 싸움, 추위와의 싸움이자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언젠가 당시 준비했던 준비물에 관한 포스팅을 작성해야지 하고 있었는데 더 늦으면 까먹을까 봐 정리하는 글.

후지산 등반 난이도는 분명히 개인차가 존재한다. 본인이 평소 얼마나 유산소 운동을 하고 있는가, 호흡기관은 건강한가, 추위에는 잘 견디는가 등 개인차에 따라 난이도가 많이 갈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필자는 대학교 동기들과 함께 총 다섯이서 아침부터 산을 올랐는데, 평소 헬스를 열심히 다니고 근력 운동을 충실히 한 동기는 다소 힘들어 했던 반면 런닝이나 마라톤이 취미인 동기는 미친듯한 속도로 산을 올라갔다. 필자는 말을 안 듣는 몸을 꾸역꾸역 이끌고 정신력 만으로 올라간 듯. 진짜 평소에 유산소운동 꼭 해두시길! (가장 간단하다는 요시다 루트가 이 정도면 대체 다른 루트는 어떻게 생겨먹은 거냐 하는 생각은 아직도 종종 하고 있다.)

준비물

준비물 역시 사람마다 필요한 것이 다를 수 있지만, 여기서는 내가 가져간 것들을 다룬다.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더하거나 빼면서 준비하면 될 듯 하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거의 출발 당일 2~3일 전에 부랴부랴 알아보고 준비해서, 등산화나 가방 사이즈 등 안 맞으면 어떡하나 싶었지만 별 문제 없이 등산할 수 있었다! 참고로 본인은 일본에서 거주하는 중이라 대부분의 물건을 아마존에서 구매하였다. 링크를 설정해 두었으니 필요하신 분은 링크 타고 가셔서 구매하세요!

우리는 당일치기로 가와구치역 앞에서 첫 차를 타고 요시다루트 고고메로 이동해서 등반을 마쳤으므로, 혹시 산장에서 1박을 할 계획이라면 추가로 구매해야 할 물건이 있을 수 있으니 그 점 유의 해 주시길!

  1. 등산스틱

    • 내가 말벅지가 아니다. 내가 해 본 등산이라고는 동네 뒷산 정도이다. 그렇다면 그냥 반드시 가져 가는 것을 추천한다. 본인은 등산 스틱이라는 것을 처음 써 봤는데, 이거 없었으면 절대 마지막까지 등산 못했을 거라고 확신한다.
      등산 시 다리의 부담을 줄여주고 7고메~8고메의 바위 산 지점, 9고메 ~ 정상 까지의 급경사 구간에서 정말 요긴하게 썼는데, 무엇보다도 하산할 때 가장 도움이 되었다. 등산 하면서 소비한 체력과 하산 시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길을 내려 갈 때 다리를 지탱해 줘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실제 후지산에서 스틱 없이 등산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그러한 분들의 특징은 딱 봐도 등산 고인물. 반바지로 산을 뛰어다니는 분들이었다 ㅋㅋ
    • 지금까지 구매해 본 적이 없어 저렴한 스틱이라도 괜찮을 까 걱정했는데, 전혀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본인은 2999엔짜리로 구매했는데 상시 할인하는 상품이라 2500엔 이하로 구매할 수 있었다. 물론 앞으로도 등산을 더 다니거나 이왕 사는 거 더 좋은 거 구매해야지 하는 분이면 좀 더 고가의 상품을 구매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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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상품으로 충분했지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여러 파츠로 분리하여 수납이 가능한 다른 등산스틱에 비해 수납 시 공간을 좀 더 차지했다는 점? 작은 배낭에는 완전히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2. 등산화

    • 거듭 강조하지만 후지산은 만만한 산이 아니다! 웬만하면 꼭 등산화를 구비하도록 하자. 등산화와 등산양말을 신어도 어느정도 올라가다 보면 발에 통증이 느껴지므로, 보다 발을 지탱해주고 바위길이나 모래길을 문제 없이 오르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등산화 역시 꼭 구비하도록 하자.
    • 등산화의 경우 두꺼운 등산양말을 신고 발이 부을 것을 예상해서 원래 본인의 신발 사이즈보다 5~10 정도 여유를 두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본인 역시 5정도 사이즈에 여유를 두고 구매하였고 별 문제없이 등산을 완료할 수 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매장에 방문해서 마음에 드는 등산화를 신어 보고 구매하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나처럼 부랴부랴 준비하거나 비용이 걱정된다면 아마존에서 구매해도 나쁘진 않을 듯. 첫 등산화라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 잘 몰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냥 가성비가 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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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천엔 이하로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았다! 리뷰도 괜찮았고 실제 등산에도 문제 없었으니 충분했던 듯.
  3. 등산 배낭

    •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등산 배낭. 당일치기로 금방 올라갔다가 금방 내려올 계획이라 큰 것이 필요한가 싶었는데, 그렇게 크지 않아도 충분했다! 유튜브를 보면 60리터 이상의 큰 배낭을 추천하는데, 아마 산 속에서 1박을 하거나 카메라 등의 큰 장비를 챙겨가는 분이지 않을까 싶다. 작은 물품들은 같이 들고 간 웨이스트 백에 담았으므로 충분했음.
    • 가방 무게도 고려 대상 중 하나였는데, 내 체력상 최대한 가볍게 들고 가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도 600g 정도 하는 가방이라 문제 없었다! 
    • 등산 당일 갑자기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 가방과 함께 착용할 우비나 가방 커버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내가 산 가방은 어느 정도 방수가 되는 녀석이었지만, 심한 비를 버틸 지는 의문. 실제로 8고메를 지나는 시점부터 갑자기 비가 내리고 날씨가 아주 추워져 힘들었는데, 가방이 그리 젖지 않아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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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2300엔 정도에 구매 가능한 가성비 상품. 뭔가 산에 가는 느낌(?)이 드는 가방이라 디자인도 만족스러웠다!
  4. 옷은 레이어로 준비!

    • 정말 중요한 옷은 어떻게 입어야 하는가? 에 대해, 유튜브나 다른 분의 블로그를 참고해서 따라 준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레이어로 위 5장, 아래 2장을 준비했다.
    • 상의
      • 런닝 > 반팔 > 셔츠 > 바람막이 > 경량 패딩 총 5장의 옷을 준비했다. 올라가면서 한 장씩 입고, 반대로 내려오면서 한 장씩 벗으며 내려왔다. 고고메 출발 지점부터 시원하므로, 반팔티 한장만으로 오르내리는 것은 무모한 선택일 듯! (근데 실제로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오르내리는 고수들이 있긴 했음)
      • 런닝과 경량 패딩은 따로 구매, 나머지는 원래 가지고 있던 옷으로 준비했다. 면 소재는 물을 흡수해버려 체온 조절에 방해가 되므로 면 소재 옷은 좋지 않다!
        폴리에스테르
        소재의 옷이 최고. 실제로 정상부근을 제외하고는 추위를 견딜 수 있었다.
      • 5고메에서 출발할 때에는 런닝~셔츠까지 착용한 상태로 산을 올랐고, 올라갈 수록 날씨가 추워지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기에 본인 컨디션에 맞추어 추가로 옷을 착용했다. 경량 패딩의 경우 부피도 크게 차지하지 않았고, 착용 했을 때 정말 도움이 되었으므로 꼭 챙겨가자!
      • 런닝과 경량 패딩은 새로 구매했다.
        스포츠 런닝은 구조가 그물처럼 되어있어 공기가 잘 통하고 땀 배출이 잘 되어 등산하는 사람들이 애용한다고 하길래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구매. 결과는 만족. 1500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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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량 패딩은 4000엔 정도에 구매. 등산 뿐 아니라 쌀쌀해지면 집 안에서 입기에도 좋을 듯. 패딩을 수납할 수 있는 컴팩트 백도 같이 주는데 가방 공간을 거의 차지하지 않아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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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의
      • 스포츠 레깅스 > 나일론 긴 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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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일해서 1000엔정도에 구매함 ㅋㅋ
      • 역시 면 소재가 아닌 나일론 소재의 옷감을 선택했다. 더위를 많이 타는 분이라면 레깅스 위에 입는 바지는 반바지라도 괜찮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추위를 꽤 타는 편이라 긴 바지를 선택했고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5. 등산 양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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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 호기심에 구매한 것 맞다. 1100엔 정도에 구매
      꼭 이런 등산용 양말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두꺼운 양말을 준비해 발목 부상에 대비하고, 혹시 모르니 여비로 양말 한 켤레 정도 더 들고 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웬만하면 젖을 일이 없겠으나, 비가 많이 오거나 액체를 쏟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우려된다면 한 켤레 더 들고 가도 좋을 듯
  6. 우의, 장갑

    • 우의는 한국에서 온 동기들이 다이소에서 하다 사다 줬다. 물론 일본 다이소에서도 판매한다! 등산할 때 비가 오긴 했으나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기에 실제로 사용하진 않았지만, 조금만 더 내렸어도 바로 착용했을 듯.
    • 장갑은 등산용 장갑을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다이소에서 구매했는데, 확실히 등산용 장갑이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그 이유로는, 후지산의 급경사 구간이나(7~8고메 부근) 일부 구간에서는 등산스틱이 아니라 길목 양 옆의 로프 또는 쇠사슬을 잡고 올라가는 것이 더 편한 구간이 있었는데,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해당 부분이 젖어 있어 장갑이 금방 젖어버린다. 정상 부근에서 다이소에서 구매한 장갑은 축축해져 강풍이 불면 손이 너무 시려웠고, 바위를 잡을 때도 튼튼한 장갑이 있으면 많이 도움될 듯.
  7. 응급 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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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요하면 다 쓰겠거니 하고 그냥 이렇게 생긴 응급 키트 하나 구매했다. 실제로 쓸 일이 생기지 않아 다행. 응급 시에 필요한 소독약, 연고, 밴드, 면봉, 솜 등이 들어있는 종합세트. 꼭 등산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일이 있으면 바로 챙길 수 있어 사 두면 손해볼 일은 없을 듯. 2천엔 정도에 구매.
  8. 썬크림, 립밤, 페이스 시트(얼굴용 물티슈)

    • 위로 올라갈 수록 자외선이 강해진다! 립밤 역시 고도가 높아질 수록 실시간으로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기 때문에 있으면 편리하다. 웨이스트백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것을 추천한다.
    • 진짜 생각날 때마다 바르는 것이 좋을 듯. 자주 발랐다고 생각했는데 다음날 보니 얼굴~목 부분이 까맣게 타버렸다 ㅠㅠ
    • 올라갈 수록 바람이 심해지는데, 이에 따라 모래바람을 얼굴에 직격으로 맞을 수 있다. 본인의 경우 정상 부근은 비바람이 불어 모래 느낌은 거의 없었으나, 하나 챙겨가면 비상 시 무언가를 닦을 수 있어 좋을 듯. 산장에서 1박 예정이라면 사실 필수이다.(샤워 시설이 없으므로 자기 전에 닦고 자기 좋음)
    •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가도 무방하나 나는 셋 다 없었으므로 아마존에서 한꺼번에 다 구매함

    • 썬크림 668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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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립밤 343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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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스시트 3개 1122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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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이 녀석은 평소 외출할 때도 요긴하게 쓰고 있는 중

  9. 돈 (엔화 동전)

    • 후지산은 화장실이 유료이다! 200엔~300엔이고, 동전만 이용 가능하므로 동전을 만들어서 가거나 미리 준비해 두자!
    • 음식을 산에서 사 먹을 계획이라면 역시 현금이 필요. 중간 중간 산장이나 쉬어가는 곳에서 음료나 음식을 판매하는데, 산 속이라 많이 비싸므로 가급적 전날 구매하는 것을 추천.
  10. 그 외 

    • 중요도가 그닥 높지 않았으나 들고 가서 좋았던(혹은 안심이 되었던) 물건들
      • 보온병 : 원래는 들고간 컵라면을 정상에서 먹자는 낭만을 안고 갔으나 당일 후지산 정상의 강풍은 상상을 초월했기에 라면은 고사하고 바람 맞고 추락하지 않은 것 만으로 다행이었다. 또한 귀환 버스 시간을 생각하니 등산~하산 하는 것 만으로도 시간이 빡빡했음. 날씨가 좋고 체력이 좋아 라면 먹을 여유가 있다면 후지산에서 라면 먹는 낭만을 즐겨보는 것도.
      • 산소캔 : 이건 가는 날 시부야 머렐(MERREL)에서 구매했다. 그 유명한 고산병에 일시적이지만 도움이 된다. 올라갈수록 뒤통수가 아파오는데, 그럴 때 잠깐 쉬면서 산소캔을 흡입하면 일시적이지만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사람마다 고산병이 심한 사람이나 아예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걱정되면 하나 사자. (사실 올라가보기 전까지 알 수 없어서 가져가는 게 좋을듯?) 후지산에서 구매하면 저용량에 비싸므로 미리 구비해 두면 좋을듯. 대용량 산소캔 개당 700엔정도에 구입.
      • 손전등
        동기 중 한 명이 들고 왔으나 실제로 사용하진 않음. 아마 당일치기라서 그런듯?
      • 곰 퇴치 방울
        여긴 곰이 살 만한 곳이 아님. 근데 누가 들고 있으니 재밌었음
  11. 음식

    1. 물, 이온 음료

      • 500ml 페트병 x 3 (물 2병, 이온 음료 1병)
        여기에 보온병에도 물 500을 담아 갔는데, 물만 해도 2kg. 나는 운동 부족이라 처음 6고메까지 가는 길에 한 번 퍼져 버렸는데, 보다 못한 동기들이 물을 들어 줘서 얼마 안 가 부활할 수 있었다. 진짜.. 운동 해야겠다..
      • 신기하게도 등산 내내 화장실을 한 번도 들르지 않았는데, 아마 땀으로 다 배출해서 그런 듯.
    2. 견과류

      • 에너지 보충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3. 초코바

      • 역시 에너지 보충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진짜 힘들 때 먹으면 진짜 맛있다.
    4. 컵라면

      • 가져 갔는데 못 먹었다. 너무 먹고 싶었다.
    5. 그 외

      • 개인 취향에 맞춰서 가감해서 들고 가면 될듯. 칼로리 바를 챙겨 갔는데 힘들어서 그런가 식욕이 생기질 않아서 도로 들고 내려왔다.

이상으로 내가 들고 간 준비물에 대해 작성해 보았다. 이 외에도 보조 배터리, 고프로, 손수건, 모자 등이 있으나 알아서 잘 준비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적지 않았다. 날씨가 쨍쨍할 예정이면 선글라스도 가져가면 좋을 듯. 내가 다녀온 날은 정상 부근 날씨가 흐린 데다 강풍 그 자체였기에 전날 날씨를 확인하고 굳이 가져가지 않았다.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이다. 후지산 등산로를 개방한 이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데, 대부분 준비 부족이나 산행을 만만히 보고 덤빈 탓에 일어나 안전 부주의로 기인한 것들이다. 방심하지 말고 충분히 준비하여, 안전하고 기분 좋은 산행이 되셨으면 한다!

이 포스트는 아마존 어소시에이트의 일원으로서, 제휴 마케팅을 통해 광고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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