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삶이 굉장히 단순해졌다. 일과 집의 반복, 기다리던 휴일에도 딱히 할 것이 없어 업무용 이메일이나 드라이브를 들여다 보는 아이러니. 일본 생활은 어느새 4년차에 접어들었고, 이제는 한국에서 일을 하는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사실 사회생활도 일본에서 시작해서 일본식 업무에 적응한 터라, 한국에 돌아간들 일을 구하는 것은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금이나 보험 등 부수적인 것을 제외하더라도, 일본 사람들과 일을 한 시간이 더 길어지다 보니 사실 돌아갈 엄두가 안 나기도 한다.
삶이 단순해 진 것은 늘 함께하던 사람이 1년동안 자리를 비우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일지도. 혼자가 되고 나니 내 방이 이렇게 추웠구나, 싶은 겨울날이다. 생활 반경도 굉장히 좁아졌는데, 일부러 휴일에는 멀리 나가보려고 마음을 먹다가도, 뭘 해도 사실 크게 즐겁다고 느끼지 않으니 안 나가느니만 못하다 싶어 정기권 내에 위치한 카페나 슈퍼 정도가 생활 반경의 전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휴일이던 아니던 감정의 동요가 없다. 일하는 날이 오히려 더 빨리 지나간다고 느껴질 정도니 말 다했다.
딱히 긍정도 부정도 아닌, 하지만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은 하고 싶은 매일을 보내는 요즘,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지도.
다음 휴일에는 혼자서 좀 멀리 나가보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보고, 평소와 다른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 단순한 쾌락을 원하지는 않으므로 술은 최대한 절제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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